젖산균과 젖당의 관계|우유가 치즈로 변하는 발효와 응고의 원리


우유가 치즈로 변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젖산균과 젖당의 관계입니다.

젖산균은 우유 속 젖당을 이용해 젖산을 생성하고, 이 과정에서 우유의 pH가 변화합니다. 이러한 산도 변화는 카세인의 상태와 응고 조건에 영향을 주며, 이후 커드가 형성되고 유청이 분리되는 치즈 제조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즉, 치즈 제조에서 젖산균은 단순히 우유를 발효시키는 미생물이 아니라 원유의 환경을 변화시켜 치즈의 조직과 풍미 형성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치즈가 젖산균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치즈의 종류에 따라 젖산균과 렌넷 같은 응고효소의 역할이 서로 다르게 조합되며, 이후 염지와 숙성 과정까지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이 글에서는 치즈 제조 전체 공정보다는 젖당 → 젖산균 → 젖산 → pH 변화 → 카세인 변화라는 연결관계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젖당 → 젖산균 → 젖산 → pH 변화 → 카세인 변화

1. 우유 속 젖당은 무엇일까?

우유에는 수분을 비롯해 단백질, 지방, 무기질, 비타민 등 다양한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탄수화물이 젖당(lactose)​입니다.

젖당은 포도당과 갈락토오스가 결합한 이당류로, 우유에 녹아 있는 수용성 당입니다.

치즈를 만들 때 우유는 커드와 유청으로 나뉘는데, 젖당은 주로 유청 쪽으로 이동합니다. 다만 일부 젖당은 커드에 남을 수 있으며, 제조 과정에서 젖산균이 이를 이용해 발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젖당은 단순한 우유의 탄수화물이 아니라 치즈 발효가 진행되는 데 필요한 중요한 기질 가운데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치즈 제조의 기본적인 관계를 간단히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유 속 젖당

↓

젖산균이 젖당을 이용

↓

젖산 생성

↓

pH 변화

↓

치즈 제조 환경 변화


2. 젖산균은 어떤 미생물일까?

젖산균은 탄수화물을 발효하여 젖산을 생성하는 미생물군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치즈 제조에서는 다양한 젖산균이 이용되며, 치즈의 종류와 제조조건에 따라 사용하는 균주와 배양조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치즈 제조용 스타터 미생물로는 Lactococcus와 Streptococcus thermophilus 등이 있으며, 일부 치즈에서는 다양한 유산균 계열 미생물이 활용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치즈가 같은 젖산균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떤 균주를 선택하는지, 어느 온도에서 배양하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발효시키는지에 따라 산도 변화와 이후 치즈의 특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젖산균을 단순히 '우유를 시게 만드는 미생물'로 이해하기보다는 치즈 제조환경을 조절하는 중요한 미생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젖산균은 젖당을 이용해 어떻게 젖산을 만드는가?

젖산균은 우유에 존재하는 젖당을 이용하면서 대사과정을 진행하고 그 결과 젖산을 생성합니다.

이를 간단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젖당

↓

젖산균의 대사

↓

젖산 생성

↓

pH 감소

젖산이 축적되면 우유의 산도가 증가하고 pH가 낮아집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우유의 맛을 변화시키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우유 속 단백질인 카세인이 존재하는 환경 자체가 달라지면서 카세인의 안정성과 응고 조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젖산균의 발효는 치즈 제조에서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pH 변화는 카세인과 치즈 응고에 어떤 영향을 줄까?

우유 속 카세인은 카세인 미셀(casein micelle)​이라는 구조체 형태로 분산되어 있습니다.

카세인 미셀은 칼슘과 인산염 등의 성분과 함께 우유 속에서 비교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합니다.

하지만 우유의 산도가 변화하면 이러한 안정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젖산균이 젖당을 이용해 젖산을 생성하면 pH가 내려가고, 이에 따라 카세인 미셀 사이의 상호작용도 달라집니다.

산응고가 진행되면 카세인이 서로 결합하면서 고형의 응고물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치즈 제조의 기본 재료인 커드(curd)​가 됩니다.

즉,

젖산균

↓

젖당 발효

↓

젖산 생성

↓

pH 감소

↓

카세인 안정성 변화

↓

응고

↓

커드 형성

이라는 연결관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모든 치즈가 젖산에 의한 산응고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치즈에서는 젖산균의 산 생성과 함께 렌넷 같은 응고효소가 사용됩니다.


5. 젖산균과 렌넷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치즈 제조에서 젖산균과 함께 자주 언급되는 것이 렌넷(rennet)​입니다.

두 가지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합니다.

젖산균

젖당을 발효해 젖산을 생성하면서 우유의 pH와 발효환경을 변화시킵니다.

렌넷

렌넷에 포함된 키모신 등의 응고효소가 카세인의 특정 부분에 작용하여 카세인 미셀의 응집과 커드 형성을 돕습니다.

따라서 많은 치즈에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이 함께 이루어집니다.

젖산균의 발효


응고효소의 작용

↓

커드 형성

↓

유청 분리

치즈의 종류에 따라 산응고를 중심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 렌넷 응고가 중요한 경우도 있으며 두 과정이 함께 작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젖산균이 중요하다고 해서 젖산균만으로 치즈의 응고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6. 젖산균은 치즈의 맛과 향에도 영향을 준다

젖산균의 역할은 산도 조절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젖산균의 대사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물질과 이후 다른 미생물의 활동은 치즈의 향과 풍미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치즈의 산미에는 젖산 발효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즈의 맛을 단순히

젖산 = 신맛

이라고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치즈의 최종적인 풍미에는

  • 젖산과 기타 유기산
  • 염분
  • 단백질 분해산물
  • 지방 분해산물
  • 미생물 대사산물
  • 숙성 조건

등 여러 요소가 함께 작용합니다.

따라서 젖산균은 치즈의 맛을 결정하는 하나의 요소이지 치즈 맛 전체를 결정하는 단일 원인은 아닙니다.


7. 치즈 종류에 따라 젖산균의 역할도 달라진다

모든 치즈가 동일한 발효조건을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모짜렐라와 같은 파스타 필라타 계열 치즈에서는 커드의 산도와 칼슘 상태가 이후의 신장성과 가공성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체더 역시 스타터 젖산균에 의한 산도 변화가 제조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후 커드 처리와 염지, 숙성 등이 이어집니다.

이처럼 같은 젖산균을 사용하더라도 치즈의 종류와 제조조건에 따라 그 역할을 활용하는 방법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치즈를 이해할 때는 특정 미생물의 이름만 외우기보다

어떤 원유를 사용하는가

→ 어떤 스타터를 사용하는가

→ 어떤 온도와 시간으로 발효하는가

→ 어떤 응고방식을 사용하는가

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8. 젖산균의 활동 속도를 어떻게 관리할까?

치즈 제조에서는 젖산균이 무조건 빠르게 증식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만들고자 하는 치즈에 맞는 속도로 산도가 변화하는가입니다.

발효가 너무 빠르면 목표한 조직과 풍미를 만들기 어려울 수 있고, 반대로 산 생성이 지나치게 늦어지면 제조공정과 커드 특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즈 제조에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를 함께 관리합니다.

  • 스타터 균주의 특성
  • 스타터 사용량
  • 발효 온도
  • 발효 시간
  • 원유의 성분
  • 커드의 수분
  • 유청 제거 시점
  • 목표 pH

결국 젖산균은 혼자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치즈 제조공정 안에서 관리되는 미생물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9. 치즈를 만들면 젖당은 어떻게 될까?

치즈 제조 과정에서 우유는 커드와 유청으로 분리됩니다.

젖당의 상당 부분은 유청 쪽으로 이동하고, 커드에 남은 일부 젖당은 제조 과정에서 젖산균 등에 의해 이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숙성이 진행된 많은 치즈는 우유보다 젖당 함량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치즈가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치즈의 종류와 제조방법, 숙성 정도에 따라 남아 있는 젖당의 양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치즈에는 젖당이 전혀 없다”고 일반화하기보다는 제품의 종류와 제조방법, 표시된 영양정보 등을 확인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이 부분은 치즈를 식품으로 이해할 때도 중요한 내용입니다.


10. 제가 치즈를 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발효 관리다

제가 치즈 제조를 살펴보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젖산균의 종류 자체보다 그 균이 활동하는 환경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입니다.

같은 원유를 사용하더라도 발효 온도와 시간, 스타터의 특성, 응고 시점 등에 따라 커드의 상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치즈 제조에서는 발효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도가 지나치게 빠르게 변하거나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않으면 이후 커드의 처리와 최종 제품의 조직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치즈를 만들 때 “어떤 젖산균을 사용하는가?”라는 질문만큼 “그 젖산균이 어떤 조건에서 활동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좋은 치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원유의 품질과 스타터의 선택뿐 아니라 온도와 시간, 응고와 커드 처리까지 하나의 과정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11. 젖산균과 젖당의 관계를 한눈에 보면

젖산균과 젖당의 관계를 치즈 제조의 관점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유

↓

젖당 함유

↓

젖산균이 젖당 이용

↓

젖산 생성

↓

pH 감소

↓

카세인 환경 변화

↓

응고 조건 변화

↓

커드 형성

↓

유청 분리

↓

염지·성형

↓

숙성

↓

치즈의 조직과 풍미 형성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젖산균이 치즈를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유의 환경을 변화시켜 이후의 제조 과정에 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


12. 치즈의 품질은 젖산균 하나로 결정되지 않는다

젖산균은 치즈 제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치즈의 품질을 젖산균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최종적인 치즈의 특성에는

원유의 조성

스타터 균주

응고효소

발효 온도와 시간

커드의 수분

염지

숙성 미생물

숙성 온도와 습도

등이 함께 영향을 줍니다.

따라서 치즈의 맛과 조직은 특정 미생물 하나의 결과라기보다 원유와 미생물, 효소, 제조기술, 숙성환경이 함께 만들어내는 결과​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한국 목장형 유가공에서 젖산균 연구가 중요한 이유

우리나라의 지역 낙농과 목장형 유가공을 생각하면 젖산균에 대한 이해는 더욱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대규모 유가공에서는 일정한 품질의 원유와 표준화된 제조공정이 중요하지만, 지역 목장형 유가공에서는 지역 원유의 특성을 살린 치즈와 발효유를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원유라도 사용하는 스타터와 발효조건을 달리하면 제품의 산미와 조직, 향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 지역 낙농이 치즈산업으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치즈 제조법을 가져오는 것보다 국산 원유에 적합한 스타터와 발효조건을 찾는 연구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연구가 축적된다면 지역의 원유 특성과 제조기술을 결합한 목장형 치즈와 발효유가 하나의 지역 특화 상품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론|젖산균은 우유를 치즈로 바꾸는 중요한 출발점

우유가 치즈로 변하는 과정에는 원유의 성분, 젖산균, 응고효소, 수분, 소금, 숙성 미생물과 시간이 함께 작용합니다.

그중 젖산균은 우유 속 젖당을 이용해 젖산을 생성하고 우유의 pH와 발효환경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카세인의 상태와 응고 조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후 커드 형성과 유청 분리, 염지와 숙성으로 이어지는 치즈 제조 과정의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하지만 치즈의 최종적인 맛과 조직은 젖산균 하나가 결정하지 않습니다.

원유 + 젖산균 + 응고효소 + 제조기술 + 숙성환경 + 시간

이러한 요소들이 서로 작용한 결과가 우리가 먹는 치즈의 특성을 만들어냅니다.

제가 치즈 제조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좋은 치즈는 특정 젖산균 하나를 선택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원유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발효조건과 제조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집니다.

결국 치즈 한 조각은 단순히 굳어진 우유가 아니라 젖산균과 효소가 우유의 성분을 변화시키고, 제조기술과 숙성시간이 그 결과를 완성한 발효·숙성 식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지역 낙농에서도 이러한 발효 원리를 잘 활용한다면 국산 원유를 이용한 다양한 치즈와 발효유를 개발하고, 나아가 지역의 원유와 제조기술을 결합한 특화 유제품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① The influence of cheese manufacture parameters on cheese microstructure, microbial localisation and their interactions during ripening: A review

논문 원문 보기

→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924224414002374

② Perspectives on the contribution of lactic acid bacteria to cheese flavor development

논문 원문 보기

→ https://doi.org/10.1016/j.copbio.2012.12.001

③ Metabolism of Residual Lactose, Lactate and Citrate

관련 자료 보기

→ https://doi.org/10.1016/B978-0-443-15956-5.00028-2

④ Symposium review: Interaction of starter cultures and nonstarter lactic acid bacteria in the cheese environment

논문 원문 보기

→ https://doi.org/10.3168/jds.2017-1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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