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커드란 무엇인가|커드 형성과 유청 분리의 과학

치즈를 만들 때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커드(curd)와 유청(whey)입니다

쉽게 말하면 우유에 유산균과 응고효소 등이 작용하면 우유 속 카제인 단백질이 응고되면서 덩어리가 만들어집니다. 이것이 커드이고, 커드에서 분리되어 나오는 액체가 유청입니다.

하지만 치즈 제조자의 입장에서 보면 커드와 유청의 분리는 단순히 우유를 굳히고 물을 빼는 과정이 아닙니다.

커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얼마만큼의 유청을 어떤 방법으로 빼느냐에 따라 완성된 치즈의 수분, 조직감, 맛과 숙성 과정이 달라집니다.

저는 치즈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치즈를 흔히 말하는 '시간의 기다림으로 만들어지는 식품'이라고만 표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치즈는 기다림의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제조자의 입장에서는 눈물과 땀의 결정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커드가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유청을 분리하고 원하는 상태의 치즈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는 제조자의 판단과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커드란 무엇일까?

1. 커드란 무엇일까?

커드는 치즈를 만들기 위해 우유를 응고시켰을 때 만들어지는 단백질 중심의 덩어리입니다.

우유에는 여러 성분이 들어 있지만 치즈 제조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카제인(casein)이라는 단백질입니다.

우유에 레닛과 같은 응고효소를 사용하면 카제인 미셀의 구조가 변화하면서 서로 연결되어 그물과 같은 구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 구조가 우유 속 지방과 일부 다른 성분을 붙잡으면서 우유가 액체에서 젤 형태로 변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응고물을 잘라 주면 작은 입자 형태의 커드가 됩니다.

쉽게 이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유 → 응고 → 커드 형성 → 커드 절단 → 유청 분리

커드는 이후 치즈의 기본적인 구조를 이루는 중요한 재료가 됩니다.

2. 유청이란 무엇인가?

커드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우유의 모든 성분이 커드 안에 남는 것은 아닙니다.

커드가 수축하면서 물과 함께 일부 수용성 성분이 밖으로 빠져나오는데, 이렇게 커드와 분리되는 액체가 유청입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는 유청을 치즈나 카제인 등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커드와 분리되어 얻어지는 액상 제품으로 설명합니다.

유청에는 주로 다음과 같은 성분이 남아 있습니다.

  • 물
  • 유당
  • 유청 단백질
  • 무기질
  • 소량의 지방
  • 그 밖의 수용성 성분

따라서 유청을 단순히 '치즈를 만들고 남는 물'이라고 생각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유청 역시 우유에서 분리된 하나의 식품 원료이며, 치즈 제조 후 회수하여 다양한 식품 원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3. 커드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왜 잘라야 할까?

치즈 제조의 기본적인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유 → 스타터 배양 → 응고 → 커드 형성 → 커드 절단 → 교반·가열 → 유청 분리 → 성형·압착 → 염지 → 숙성

물론 모든 치즈가 똑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치즈의 종류에 따라 사용하는 미생물, 응고 방법, 온도, 시간, 커드의 절단 크기, 교반 방법, 유청 제거 정도 등이 달라집니다.

특히 커드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일찍 자르면 커드가 쉽게 부서져 미세한 입자가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단단해질 때까지 기다리면 절단과 이후의 유청 배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조자는 단순히 '몇 분이 지났는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커드의 탄력과 절단 상태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커드가 적절하게 형성되면 일정한 크기로 잘라 줍니다.

커드를 자르는 이유는 커드에서 유청이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입니다.

일반적으로 커드를 작게 자를수록 유청이 빠져나가기 쉬워 상대적으로 수분을 낮추는 데 유리하고, 커드를 크게 유지하면 상대적으로 수분이 많은 치즈를 만들기 쉽습니다.

따라서 커드의 절단 크기는 단순한 작업상의 문제가 아니라 완성되는 치즈의 수분과 조직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4. 커드와 유청은 어떻게 분리될까?

커드를 자르면 커드 입자 사이로 유청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때 제조자는 커드를 조심스럽게 교반하고, 필요한 경우 온도를 조절하면서 유청의 배출을 관리합니다.

커드 입자에 적절한 움직임이 가해지고 커드 내부의 단백질 구조가 수축하면서 유청이 점점 빠져나갑니다.

이러한 현상을 치즈 제조에서는 시너지시스(syneresis)​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커드가 조금씩 오그라들면서 내부에 있던 유청을 밖으로 밀어내는 현상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유청을 얼마나 제거하느냐에 따라 완성된 치즈의 수분과 조직감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무조건 유청을 많이 빼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치즈마다 목표로 하는 수분과 조직이 다르기 때문에 커드의 크기, 교반 정도, 온도 변화, 산도 등의 조건을 조절하여 원하는 정도의 유청 배출을 만들어야 합니다.

5. 제조자의 입장에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순간

제가 치즈를 제조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 중 하나는 커드가 만들어진 직후의 상태를 너무 거칠게 다루지 않는 것입니다.

갓 만들어진 커드는 생각보다 약합니다.

이때 무리하게 교반하거나 지나치게 강한 힘을 가하면 커드가 깨지면서 아주 작은 입자가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작은 커드 입자는 유청과 함께 빠져나가면서 치즈 원료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교반이 너무 약하거나 적절한 시점에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커드끼리 뭉치거나 원하는 만큼 유청이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즈 제조는 단순히 기계가 정해진 시간 동안 작업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닙니다.

제조자는 커드의 상태를 보고 다음 작업을 결정해야 합니다.

커드의 탄력은 어떤지, 칼이 들어갈 때 얼마나 잘 갈라지는지, 절단한 커드가 얼마나 쉽게 부서지는지, 교반했을 때 입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유청이 얼마나 빠르게 빠지는지를 계속 관찰해야 합니다.

이러한 작은 차이가 나중에 완성된 치즈의 차이로 나타납니다.

6. 유청에는 무엇이 들어 있고 어떻게 활용될까?

유청을 보면 투명하거나 약간 노란빛을 띠는 액체이기 때문에 단순한 물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당과 유청 단백질, 무기질 등 여러 성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치즈 제조에서 얻어지는 유청은 제조 방법에 따라 감미 유청(sweet whey)과 산성 유청(acid whey)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레닛과 같은 응고효소를 사용하는 치즈에서는 일반적으로 감미 유청이 만들어지고, 산에 의해 응고하는 치즈에서는 산성 유청이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어떤 치즈를 만들었느냐에 따라 유청의 성질과 활용 방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치즈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유청을 단순한 부산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유청에는 식품 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성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유청치즈, 유청음료, 발효 유청음료뿐 아니라 유당, 유청 분말, 유청 단백질 원료 등의 제조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청은 치즈를 만들고 남은 쓸모없는 물이 아니라, 우유에서 분리되어 나온 또 하나의 식품 원료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7. 치즈 제조자가 보는 커드와 유청

치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커드와 유청은 단순한 제조 과정의 한 단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즈를 직접 만들어 본 사람에게는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커드의 탄력은 어떤지, 칼이 들어갈 때 얼마나 잘 갈라지는지, 절단한 커드가 얼마나 쉽게 부서지는지, 교반했을 때 입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유청이 얼마나 빠르게 빠지는지 등을 계속 관찰하게 됩니다.

이러한 작은 차이가 나중에 완성된 치즈의 차이로 나타납니다.

저는 그래서 치즈를 '시간의 기다림으로 만들어지는 식품'이라고만 표현하지 않습니다.

치즈는 기다리는 동안 저절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제조자는 그 기다림의 시간 동안 온도와 산도, 커드의 상태와 유청의 배출 정도를 계속 살펴야 합니다.

그래서 저에게 치즈는 시간의 기다림이면서 동시에 제조자의 눈물과 땀이 들어간 결정체입니다.

8. 커드와 유청을 한눈에 정리하면

구분커드유청
형태고체에 가까운 덩어리액체
주요 특징카제인 단백질이 만든 구조커드에서 분리된 액체
만들어지는 과정우유가 응고하면서 형성커드에서 수분과 수용성 성분이 빠져나오며 형성
주요 성분카제인, 지방 등물, 유당, 유청 단백질, 무기질 등
치즈 제조에서 역할최종 치즈의 기본 구조가 됨분리·회수하여 다양한 용도로 활용
제조자의 관심크기, 탄력, 수분, 산도분리량, 성분, 활용 가능성

9. 마무리

치즈 제조에서 커드와 유청은 서로 떨어져 있는 두 가지 물질이 아니라 하나의 우유에서 함께 만들어지는 결과물입니다.

우유가 응고하면서 커드가 만들어지고, 커드가 수축하면서 유청이 빠져나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커드를 언제 자르고, 얼마나 교반하고, 어떤 조건에서 유청을 얼마나 빼느냐가 완성된 치즈의 성질에 영향을 줍니다.

처음 치즈를 접하는 분이라면 이것만 기억해도 충분합니다.

커드는 치즈의 몸을 만드는 재료이고, 유청은 그 과정에서 분리되는 우유의 액체 성분입니다.

그리고 치즈 제조자의 입장에서는 커드와 유청의 분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진짜 치즈 만들기가 시작됩니다.

저는 오랜 시간 치즈를 제조하면서 치즈를 단순히 '시간이 만든 음식'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치즈는 시간을 기다리는 음식이지만, 그 시간을 제대로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사람의 경험과 기술입니다.

그래서 제가 치즈를 표현한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치즈는 시간의 기다림이 아니라, 제조자의 눈물과 땀이 더해진 결정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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